[대한경제 인터뷰] 장영호 부동산마케팅협회장 - 지방 미분양 해소·오피스텔 규제 풀어야 실수요 회복 가능
작성일 : 2026-07-15 ㅣ 조회수 :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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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호 부동산마케팅협회장 "지방 미분양 해소·오피스텔 규제 풀어야 실수요 회복 가능"
건분법 개정·노란봉투법 공동대응 등 분양체계 안정화 과제 제시
정비사업 확대로 분양대행사 역할 커져…분양마케팅 전 과정 AI로 재설계
"비아파트 공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현재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지방 미분양 해소와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 등을 통한 실수요 회복이다."
장영호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 회장은 최근 협회 집무실에서 <대한경제>와 만나 "상반기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 확대방안을 내놨는데, 업계에선 환영하면서도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에는 시공사 등으로부터 분양대행 일감을 맡아, 사업 초기 입지 분석부터 입주 지원까지 분양 실무 전 과정을 수행하는 분양대행사들이 모여 있다. 회사 수익의 근간이 분양대행 수수료인 만큼 임직원들 또한 계약 실적에 연동해 세대·호실당 정액 또는 분양대금의 일정 비율을 성과 보수로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아파트 공급 지원책 절실…"실수요자 구매여건 개선 보완책 필요"
분양대행업계를 대표하는 장영호 회장이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짚은 것은 지난 5월 정부가 내놓은 비아파트 공급 지원책이다. 이 대책의 골자는 수도권 비아파트 전용 특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과 분양보증을 새로 도입하는 가운데 도시형생활주택 기금 사업자대출한도를 확대하는 등의 조치로 2030년까지 총 11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장 회장은 "비아파트를 주거 사다리와 도심 공급의 축으로 정식 인정하고 공급자 금융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업계에서 가장 환영하는 대목"이라면서도 "실수요자의 구매 여건 개선을 골자로 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완 방향은 크게 두 갈래로 꼽힌다. 먼저 지방에서 아파트·비아파트 가릴 것 없이 주택 미분양이 심각한 만큼 맞춤형 수요 진작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장 회장은 "지방 미분양 누적은 건설사, 시행사, 분양대행사가 함께 떠받치는 주택공급 생태계 자체를 위협한다"며 "정부는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양도세 완화, 정책금융 지원 확대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피스텔 규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장 회장은 "오피스텔은 규제 체계상 아파트와 비아파트 사이에 끼어 있어 공급에 제약이 많다"며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 산정에서 빼주거나 세제를 완화해주면 도심 공급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부동산 정책은 공급 확대뿐 아니라 시장에 쌓여 있는 재고를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회는 지방 미분양 해소와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가 균형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책을 건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건분법 개정·노란봉투법…"명확한 분양체계와 공동대응 필요"
모호한 규제 체계와 관련해 협회가 건축물분양법(건분법) 개정을 건의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장 회장은 "주택법을 보면 30세대 이상 주택은 청약 시스템을 통해 공개적인 분양이 이뤄지도록 명시돼 있고, 분양대행 인력의 자격 요건과 법정교육 이수 의무도 규정하고 있다"며 "오피스텔,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은 건분법은 적용받고 있으나 이 같은 주택법은 비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급자들로서도 분양체계 안정화에 애로가 있고 수요자 피해도 나타나고 있어, 협회가 명확한 분양체계가 구축되도록 건분법 개정을 건의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상반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시공사, 시행사 등 공급자들이 분양대행사와 공동 대응을 모색해야 할 이슈가 됐다"고도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자까지 사용자 범위를 넓힌 것으로, 그간 분양대행사가 견본주택 인력의 채용·임금 등을 관리했으나 이제는 이들이 원청인 시공사 등을 상대로 근로조건을 협상할 여지가 생겼다.
실질적 지배력의 범위는 사안별로 판단되고 판례가 축적되어야 할 영역이어서 파장의 규모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장 회장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 전반에서 원청 책임 범위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분양대행업계와 공급자들도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라며 "갈등 예방을 위해서는 분양대행사와 시공사, 시행사 간 업무 범위와 지휘·책임 관계를 계약으로 명확히 하고 견본주택 인력의 근로조건을 투명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협회도 분양대행업 제도화를 추진하며 교육과 가이드라인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분양대행사 역할 갈수록 확대…"시장조사부터 계약관리까지 전담"
변화하는 부동산 시장 환경 속에서 분양대행사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장 회장은 "최근 떠오르는 재건축·재개발 같은 도시정비사업은 수요자들의 선택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전문적인 분양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분양 인력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조사, 상품분석, 가격정책 검토, 광고홍보, 고객관리, 계약관리 등 세밀한 역할을 전담할 수 있는 분양대행사가 참여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분양대행사가 오랜 기간 축적된 시장 분석 능력과 사업성을 바탕으로 직접 주택사업 시행자가 되거나 공동 시행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마케팅에서 검증한 수요를 사업 기획으로 연결하는 가치사슬의 확장"이라고 덧붙였다. 분양대행사 내부 직제는 시장조사·전략을 맡는 기획 파트, 본부·팀 단위의 현장 영업조직, 견본주택 운영·계약관리, 광고·홍보, 경영지원 등으로 짜여 있어 주택사업 시행자로서도 손색이 없다.
장 회장은 분양 현장의 미시적 변화도 분양대행사의 존재감이 커지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수요자들의 청약 정보 접근성이 과거보다 좋아지면서 견본주택 상담원들도 단순 정보 안내자에서 청약 자격, 자금, 계획, 계약 조건을 함께 점검하는 리스크 관리 컨설턴트로 변화하고 있다"며 "데이터와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맞춤형 컨설팅이 가능하도록 협회가 관련 교육에 힘을 쏟는 중"이라고 말했다.
분양마케팅 전 과정을 AI로 재설계
AI 교육 강화는 협회가 지속적으로 힘을 기울이는 핵심 활동 중 하나다. 시장조사, 콘텐츠 제작, 고객관리로 이어지는 분양마케팅 전 과정을 AI로 재설계한다는 목표다. 협회는 올해 상반기 회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AI 실무 교육을 총 100시간 체계로 확대했다. 마케팅 기획 기본기 36시간과 AI 활용 업무 생산성 과정 46시간, 심화 과정 18시간을 더하는 구조이며, 바쁜 재직자를 위한 원데이 클래스도 병행하고 있다.
장 회장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시장조사 보고서·제안서 작성, 분양 광고 이미지·영상 제작, 데이터 수집·분석 자동화, 나아가 AI 에이전트와 노코드 도구로 경쟁 단지 모니터링과 고객 문의 응대까지 자동화하는 실습 중심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분양마케팅 체계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매력일자리 3년 연속·정규직 전환율 89.4%
장 회장은 "협회가 가장 자부심을 가지는 활동은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부터 서울시 매력일자리사업 운영기관으로 3년 연속 선정돼 누적 87명의 청년 마케팅 인재를 양성했다"며 "지난해에는 참여 청년 35명 전원이 21개 회원사에 배치돼 정규직 전환율 89.4%를 기록했고, 올해는 협력 회원사를 38개로 늘리고 국가보훈부와 협력해 제대군인 연계 채용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침체기일수록 사람에 투자해야 산업의 미래가 있다는 회원사들의 공감대가 만든 성과"라며 "지난 4월에는 2026 대한민국 산업대상 AI·디지털 인재육성 부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분양대행업은 국민 자산의 가장 큰 의사결정을 돕는 산업"이라며 "제도화, 전문성 강화, 소비자 신뢰 구축이라는 세 가지 방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산업이자 책임 있는 경제단체로 성장해 가겠다"고 했다.
1999년 분양대행사 '씨엘케이(CLK)'를 설립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금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디벨로퍼가 공간의 뼈대를 만든다면, 분양대행사는 철저한 시장 분석과 신뢰 기반 상담으로 그 공간에 사람과 가치를 연결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가 만들어진 2018년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 3대, 4대 회장을 연임했다. 협회에는 현재 200곳이 넘는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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